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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이야기's/건강칼럼

한약이 간독성을 유발한다고요? 제대로 알아봅시다

by 체질이야기 2019. 3. 2.

약인성 간 손상, 음식 섭취 시에도 나타나... 한·양방 병용 투여 시 주의
 

봄이 성큼 다가오면서 주부 K씨는 가족들의 체력을 보강해주기 위해 보약을 준비하려고 계획을 세웠다가 친구에게 들은 한마디로 고민에 빠졌다.

'한약 잘못 먹으면 독성으로 간염에 걸릴 수 있어.'

친구는 가볍게 던진 말이지만 보약이 가족들의 건강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인지라 K씨는 귓등으로만 들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기초체력이 부족한 가족들의 건강을 그저 손 놓고 볼 수만은 없는 법. K씨는 자료 등을 통해 한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보았다. 

 

◆ 한·양약 모두 약인성 간 손상  나타나

모든 약물은 치료를 목적으로 하지만 부작용도 따르는 게 사실이다.

이 중 약인성 간 독성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한약과 양약 모두에서 확인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는 전문가들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2012년 '근거 자료로 말하는 한약과 간'을 주제로 열린 서울시한의사회 보수교육에서 김나희 강동경희대병원 전공의는 Phytomedicine(Impact Factor: 2.66)지에 게재된 '한약과 양약 병용 투여 중 발생한 간 효소치 이상에 대한 후향적 연구'를 통해 약물 복용 후 발생하는 약인성 간 손상에 대해 발표했다.

자료에 의하면 강동경희대병원 중풍뇌질환센터에 14일 이상 입원해 한·양약을 병용한 환자 892명을 대상으로 41.55일간 연구한 결과 약인성 간 손상을 보인 환자는 5명으로 0.56%로 나타났다.

양방병원에 입원한 환자 4610명 중 약인성 간 손상을 보인 환자는 57명으로 1.4%를 보였다. 한약과 양약의 병용 사용이 양약만 사용한 경우보다 약인성 간 손상 수치가 오히려 낮았다.

이처럼 한방과 양방 모두에서 복용하는 약물에 의한 약인성 간 손상이 발생한다. 그럼 무조건 약의 복용을 피해야만 할까? 물론 아니다.

약인성 간 손상은 특정 약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음식물에서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인수 우석대 한의대 교수는 약인성 간 손상은 개체의 특이적 반응으로 특정한약이 간 손상을 일으킨다기보다는 양약과 병용투여 시 주의해야할 약물이 있음을 주장했다. 항응고제인 와파린(Warfarin)은 인삼, 당귀, 단삼, 생강, 마늘, 은행엽을 주의해야 하고, 아스피린은 마늘, 은행엽을, 갑상선 약인 메티마졸은 해조, 곤포 등 요오드 함유 약재를 주의해야 하며, 인슐린 투여환자는 한약처방을 썼을 때 혈당이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경우를 조심해야 하는 것으로 꼽았다.

 

◆ 약은 약사에게 한약은 한의사에게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독성간염의 원인 중 한약과 한약재가 57.9%를 차지한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한약에 대한 불신이 커지며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일으킨 적이 있다.

하지만 이때 분류된 한약과 한약재에는 개인이 직접 채취하거나 개인적으로 구입한 한약재는 물론 건강식품까지 포함돼 있어 기준부터 애매모호하다.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강남구한의사회와 강남구보건소가 한약 안전성검사를 진행했고, 한국의약품시험연구소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생약 등 잔류 오염물질 기준에 따라 검사한 결과 중금속, 잔류농약, 잔류이산화황, 곰팡이독소, 벤조피렌 등이 모두 기준치 이하로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약은 농약 범벅이라거나 중금속 오염이 심하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였던 것.

한창호 동국대 한의대 교수는 안전한 한약 사용을 위해 한의사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야 함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한의사들은 자발적 부작용 사례 보고를 통해 자신이 처방하고 투약한 한약과 한약제제에 대한 부작용은 모두 알아야하고, 적절하게 관리되고 있음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또 한의사 진단이 없는 무분별한 민간요법, 건강식품 남용을 피하도록 주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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